[현장연결] 안철수 "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나"
"존경하는 국민 여러분,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.
저는 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납니다.
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저는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습니다.
2년 전 저는 거대양당의 낡은 기득권정치를 넘어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으로 정치를 한 발짝 더 미래로 옮겨보자는 신념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습니다. 저는 지난 지방선거 때도 제 온 몸을 다 바쳐 당을 살리고자 헌신했습니다.
그러나 당은 지방선거 이후에도 재건의 기반을 만들지 못한 채 내홍과 질곡 속에 갇혔습니다. 내부 통합도, 혁신도, 국민께 삶의 희망과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이 되었습니다.
소속 의원 개개인의 높은 역량은 기성 정치질서에 묻혀버렸습니다.
그 결과는 총선이 77일 남은 이 시점에서, 21대 총선에 나설 바른미래당 예비후보자가 20여명에 불과하다는 참담한 현실로 다가 와 있습니다.
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, 저는 '대한민국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', '이렇게 해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'는 걱정과 책임감으로 오랜 숙고 끝에 정치재개를 결심했습니다.
국민들은 매일 매일의 삶이 불행하고 당장 내일에 대한 희망도 잃어 버린지 오랩니다. 그런데 기득권 정치는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고 편 갈라 싸우게 하면서, 자기 정치세력 먹여 살리기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. 저는 이것을 차마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었습니다. 힘들고 부서지고 깨어질지라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가야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국민들께 호소하는 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.
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습니다.
자기 편만 챙기는 진영정치를 제대로 일하는 실용정치로 바꾸어야 합니다.
그래야 타협과 절충의 정치가 실현되고, 민생과 국가미래전략이 정치의 중심의제가 될 수 있습니다. '앞으로 뭘 먹고 살 것인가'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는 뜻입니다.
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 나간다면 수 십 년 한국사회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.
저는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하여 그러한 길을 걷고자 했습니다만,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.
국민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구합니다.
정치인의 책임윤리는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정확하게 답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.
저는 제게 주어지고 제가 책임져야 할 일들을 감당하고자 합니다.
이를 위해 제 자신도 알 수 없는 거대한 거친 파도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뛰어 들고자 합니다.
하나의 물방울이 증발되지 않고 영원히 사는 방법은 시대의 바다, 국민의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.
설사,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그 길이 옳다면 저는 결코 주저하지 않겠습니다.
증오와 분열을 넘어 화해와 통합의 정치로 미래를 열고자 하는 제 초심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습니다.
삶이 고단한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드리고자 하는 초심에도 추호도 변함이 없습니다.
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것입니다.
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고 진인사대천명(盡人事待天命),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국민의 뜻이 하늘의 뜻입니다.
저는 진심을 다해 이 나라가 미래로 가야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정치와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간절하게 호소할 것입니다.
안전하고 공정한 사회, 제대로 일하는 정치를 통해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.
국민여러분, 당원 동지 여러분, 지금 대한민국은 담대한 변화의 새 물결이 필요합니다.
기성의 관성과 질서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난관을 깨고나갈 수 없습니다.
저 안철수의 길을 지켜봐 주십시오. 고맙습니다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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